36. 성막건축(출
36:1-38)
출애굽기 36장은 기술자들인 브살렐과 오홀리압 그리고 하나님께서 지혜와 총명을 부어주셔서 성막건축의 일을 하게 한 마음이
지혜로운 사람들이 하나님의 거처인 성막을 건축하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다.
1-3절은 성막건축에 합당한 일군이 될 몇 가지 자격이
언급되어 있다.
첫째, 성막건축에 합당한 일군은 하나님께서 쓰기에
합당하도록 모든 면에서 준비된 자들이었다.
둘째, 성막건축에 합당한 일군은 마음이 지혜로운
자들이었다. 여기서 ‘지혜롭다’는 말은 어떤 일들을 해내는데 필요한 지적 기능적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뜻이다. 따라서 성막건축에 종사한 사람들은
모두가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지혜와 총명을 마음에 덧입은 자들이었다.
셋째, 성막건축에 합당한 일군은 하나님의 일을 위한
자원하는 심령이 있는 자들이었다. 마음은 있지만 능력을 부여받지 못했거나 능력은 있으나 자원하는 마음이 없는 경우에는 하나님의 거룩한 사역에
동참할 수가 없다.
넷째, 성막건축에 합당한 일군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었다.
다섯째, 성막건축에 합당한 일군은 근면한 자들이었다.
이들은 아침 일찍부터 예물을 받기 시작했고, 받은 예물로 필요한 물품을 제작했다.
여섯째, 성막건축에 합당한 일군은 정직한 자들이었다.
예물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와 쓰고도 남을 정도가 되었는데도 예물을 빼돌리거나 속이거나 쓸데없이 낭비하지 않았다.
4-7절은 성막에 소용될 각종 물품들이 백성들이
자원해서 가져오는 예물로 넘쳐났고, 헌납을 중단시켜야 했던 은혜로운 장면을 몇 가지 묘사하고 있다.
첫째,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물을 정성껏 준비하여
아침부터 가져왔다. 백성들은 물품을 헌납하는 일에 꾸물대거나 늑장을 피지 않았다.
둘째,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물을 억지로 헌납하거나
인정받으려는 마음으로 하지 않았다. 순수한 마음, 자원하는 마음,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했다.
셋째, 이스라엘 백성들은 단회로 끝내지 않고 계속해서
헌물을 가져왔다. 백성들의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어떠했는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헌물을 한 번 드린 것으로 만족할 수가 없어서
계속해서 가져왔던 것을 볼 수 있다. 그만 가져오라는 모세의 지시가 내려질 때까지 계속해서 드렸다.
넷째,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막건축에 쓰고도 남을 정도로
충분하게 드렸다.
8-38절은 26장에 언급된 내용의 반복이다. 성막의 골격과 형태를 이루는 기물들의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26장에
실린 하나님의 지시를 36장에서 빈틈이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준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막을 건축하는 지혜로운 자들은 성막의 천정에
늘어뜨릴 그룹 천사들을 수놓은 열 폭 앙장과 그 위를 덮는 염소털로 된 열한 폭의 막과 또 그 위를 덮는 수양가죽의 덮개와 해달가죽의 웃덮개를
만들었고, 벽을 형성하는 48개의 널판들과 그것들의 은 받침과 널판들을 고정시킬 널판 띠들을 제작하였고, 성소와 지성소의 칸막이 휘장들과
그것들을 걸어 매달 기둥들의 제작을 순조롭게 진행시켜 나갔다. 이 모든 제작공정은 백성들의 순종과 겸손과 정성과 자원하는 마음에 의해서
이뤄졌다. 자기자랑과 교만과 불평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는 언급이 일체 없다. 우리가 다 알다시피 이스라엘 백성은 불평과 원망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지도자인 모세를 돌로 치려고 했던 때가 얼마나 많았으며, 얼마나 자주 하나님을 원망하며 떠나온 이집트를 그리워했던 그들이었는가?
지금의 이 상황보다 차라리 이집트에서의 노예생활이 더 좋았노라고 불평하던 일이 얼마나 많았는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일에서만큼은 혼연일체가
되어 불평한마디 없이 자원해서 참여했던 특이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성막건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백성들 각자가 가장 아끼고 소중히 간직했던
금은붙이들과 각종 보석들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되었고, 시간을 쪼개고 가늘게 꼰 베실과 청색, 홍색, 자색실로 천을 짜고 수를 놓는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했다. 조각목 목재를 헌납하고, 귀한 해달가죽까지 내놓지 않으면 안 되었지만 불평이 없었고, 모두가 자원해서 넘치도록 헌납했던 것을 볼
수 있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성막건축에서 나타난 특징들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자.
첫째, 성막은 하나님의 지시대로 건축되었다는 것이다.
유대교와 기독교를 계시의 종교라고 말한다. 인간이 하나님을 찾아가는 종교가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을 찾아오는 종교란 뜻이다.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하나님은 내리 사랑으로 항상 먼저 인간을 찾으신다. 인간을 위해서 대안을 갖고 찾아오시고 손수 문제해결의 길을 마련하신다. 인간이
이렇게 저렇게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받으시겠다는 판단에서 하나님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런 방식으로는 인간이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알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방법으로 예배할 수 없다. 오히려 하나님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내용으로 인간에게 계시하시고 지시한다. 인간이
해야 할 일은 하나님의 지시를 따라 순종하는 일이다. 그렇게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받으시고 복을 주신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막을 건축할 때
자기들의 뜻대로 만들지 않고, 하나님이 지시대로 만들었다. 비록 그것이 19평도 되지 않는 작은 공간이었을지라도, 하나님이 기거하실만한 합당한
공간이었다. 예배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으로 드려야 하나님이 받으신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이 신약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신약성경의 지시대로 하는 교회가 참 교회이고, 그대로 드리는 예배가 참 예배이다. 인간이 좋아하는 방법과 인간의 생각에 좋게 느껴지는 방식으로
드려서는 안 된다. 그런 예배는 인간의 감각과 즐거움을 위한 예배이지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예배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성막건축은 하나님과 인간의 공동사역이었다는 것이다. 하나님과 관련된 일들은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인간의 노력과
지혜와 능력으로만 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와 능력을 의존해서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이 기뻐하신다. 인간은
피조물이기 때문에 제아무리 총명하고 능력이 출중해도 하나님의 것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과 지혜를
힘입어 인간의 노력과 자원하는 마음이 첨가돼서 이뤄져야 한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실패하는 원인은 하나님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를 의존하지 않는데 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과의 공동사역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성공하고 복을 받는다.
셋째, 성막은 하나님을 위한 성전을 짓겠다는 백성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자원하는 마음과 정성과 최선을 다하는 헌신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하나님의 지시대로 자원하는 마음과 헌신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과 지혜를 전적으로 의존해서 시행해야 성공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많이
배우고 머리가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성막건축의 핵심메시지는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그대로 준행되고 이뤄졌다는 것이다. 성막건축은 이스라엘건축과 맥을 같이 하는데, 특히 이스라엘건축은 하나님의 말씀 곧 토라계명들을 그대로 준행해야 성취된다는 함의가 담겨있다. 이는 또 우리 자신의 건축, 희망의 성취, 꿈의 성취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데 있음을 교훈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마음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집을 잘 짓는 사람이다. 모래 위에 짓지 않고 반석 위에 짓는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