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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를 사랑하라(마태복음 5: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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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호
댓글 0 조회 9,457 2003.02.2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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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를 사랑하라(마태복음 5:43-44)

[성만찬 명상문]
아랍사람들의 복수에 대한 집념은 가공할 정도라고 합니다. 누군가가 살해당하면 그 피살자의 친 인척에 속한 남자들은 복수의 의무를 지니게 되며, 이 복수의무가 주어지는 혈연집단을 ‘카므사’라고 합니다. 만약 복수하지 못하거나 복수에 소홀하면 그 카므사의 명예는 형편없이 타락하여 그 카므사와는 교역도 결혼도 기피하기 때문에 카므사간의 싸움이 종족간의 전쟁으로 비화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같은 혈연집단끼리 이동하며 사는 사막의 유목생활이기에 종족 안전에의 연대책임이 강해질 수밖에 없었으며, 그 피해에 대한 보복은 이미 구약성서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구약성경에 ‘고엘 하담’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이 말은 ‘피의 복수자’(민 35:19)란 뜻입니다. 피의 복수자란 복수의 의무를 지닌 가장 가까운 근친을 말합니다. 이 사람의 복수는 하나님께서 죄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당시의 법은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갚는 동해상해법입니다. 가해자에게 동일한 해를 입히는 처벌법을 말합니다. 따라서 성경은 과실치사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도피성을 마련토록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당시 유목민 세계에서는 상상도 되지 않는 가히 혁명적인 교훈이었습니다. 피를 피로 갚으라는 사막의 계율을 뒤집어 피를 용서로 갚으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뿐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은 죄로 인해서 하나님과 원수관계인 인간들을 대신해서 십자가에 매달려 죽음으로써 몸소 그 사랑을 실천해 보이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참예하는 이 성만찬은 먹고 마시는데 뜻이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이 지극한 원수사랑을 배우고 실천하는데 있습니다. 우리가 전에 지은 죄로 인해서 하나님의 원수 되었던 자들인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으로 용서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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