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과 좁은 문(눅 9:2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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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길과 좁은 문(눅 9:23, 13:24)
성도들이 천국 문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써야 합니다. 그러나 좁은 문으로 난 길은 십자가의 길입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지 않고서는 걸어갈 수 없는 험난한 길입니다. 좁은 문을 통과하지 않으면 십자가의 길을 걸을 수 없고 십자가의 길을 가지 않으면 천국 문에 이를 수 없으니 영광의 길은 과연 험난하고 힘겹기 그지없는 길인 듯합니다. 금메달이나 챔피언의 길이 험난하듯이 말입니다.
헤라클레스가 영웅이 되고, 신들의 성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괴력이나 재능(몽둥이, club) 덕분이 아닙니다. 헤라클레스는 자신을 극도로 저주하고 돌게 만들어 처자식을 자기 손으로 죽이게 만든 헤라를 원망하기보다는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처절한 과업들을 수행하면서도 신들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그는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의 마음을 얻습니다. 크세노폰의 <회상록>(Memorabilia)에 실린 소크라테스가 전한 프로디코스(c.500 BC)의 우화, ‘갈림길의 헤라클레스’에 따르면, 청년 헤라클레스는 꿈에서 갈림길에 서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넓고 평탄한 길 입구에 선 ‘욕망’이란 이름의 아리따운 여성이 자신이 인도하는 길은 언제나 장밋빛이며 욕망을 채울 수 있는 길이라며 손짓하고 있었고, 험난한 고갯길 길 입구에 선 ‘덕성’이라는 이름의 정숙한 여성은 자기가 인도하는 길이 비록 험난한 고난의 길이지만 승리의 월계관이 있는 영광의 길이라며 함께 가자고 손짓했습니다. 헤라클레스는 갈림길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덕성과 함께 가는 길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2026년은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입니다. 아무리 잘 달리는 명마라도, 출발선이 잘못되면 더 빨리 엉뚱한 길로 가고 맙니다. 실력은 방향을 대신해 줄 수 없고, 속도는 목표가 틀리면 오히려 피해를 더 키우며, 성실함도 기준이 잘못되면 헛수고가 됩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얼마나 잘 달리느냐”보다 먼저 “어디를 향해, 무엇을 위해 달리느냐”에 있습니다. 주님이 지신 십자가를 묵상하며 참여하는 주의 만찬을 통해서 주님은 지금 우리에게 “내가 서 있는 출발선이 바른가?”라고 물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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