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롬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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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롬 8:18)
이 땅에 빛과 생명을 주시기 위해 탄생하신 예수님의 은총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겨울은 조금은 성급하게 우리 곁에 다가온 것 같다. 눈도 자주 내리고 있다. 겨울은 봄처럼 장엄하거나 여름처럼 왕성하지도 않고, 가을처럼 풍성하지도 않다. 오히려 삭막하고 을씨년(을사년)스럽기만 하다. 그렇지만, 면도날 같은 추위에 맞선 겨울나무는, 비록 몰골은 벌거벗겨져 추하지만, 제 몸 깊숙이 충전부싯돌을 숨긴 채, 와신상담(臥薪嘗膽: 장작 위에 누워서 쓸개를 맛보다),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한 생명력으로 믿음으로 의지로 용기로 제 몸을 다듬으며 환희의 봄날을 꿈꾼다. 여기에 성탄과 신년의 의미까지 더해져, 새 출발을 준비하는 겨울나무의 기운은 용암이 솟구치듯 힘차 보인다. 예수님이 오르셨던 십자가의 길에 이 용맹하고 영웅적인 계절을 잇대어 숙고해 본다. 예수님의 고난과 영광을 상징하는 이 작고 마른 빵조각과 포도주잔에 와신상담(부차가 장작더미에 누워서 자고, 구천이 곰의 쓸개를 핥으며 내일을 준비하듯)의 의지를 담아 먹고 마시기를 원한다. 벌거벗겨진 겨울나무에 봄의 DNA가 있듯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부활의 DNA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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