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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주님을 늘 배반하나(눅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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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호
댓글 0 조회 9,781 2005.01.18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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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주님을 늘 배반하나(눅 22:32)

“우리는 주님을 늘 배반하나 내주 예수 여전히 날 부르사, 그 참되신 사랑을 베푸시나니, 내 형제여, 주님을 곧 따르라.” 이 글은 찬송가 412장의 1절 가사의 내용입니다. 우리들의 배반에 대한 우리 주님의 태도를 일본인 작가 엔도 슈사쿠는 그의 <침묵>에서 잘 표현해 놓고 있습니다. 가룟 유다처럼 신부 로드리고를 팔아넘긴 기치지로가 찾아와 울먹이며 말합니다. “이 세상에는 말입니다. 약한 자와 강한 자가 있습니다. 강한 자는 어떤 고통이라도 극복하고 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만, 저같이 천성이 약한 자는 성화를 밟으라는 관리의 고문을 받으면....” 신부가 대답합니다. “그 성화 위에 나도 발을 놓았다. 그때 이 발도 움푹 들어간 그분의 얼굴 위에 있었다. 내가 수없이 생각한 얼굴 위에. 산속에서 방황하고 있을 때나 옥사에서 언제나 생각해 내며 따뜻한 위로를 받았던 그분의 얼굴 위에.... 그리고 평생을 사랑만을 베풀려고 했던 그분의 얼굴 위에. 그 얼굴은 지금 성화판의 나무판자 속에서 닳고 패어 버린, 그리고 슬픈 듯한 눈빛으로 나에게 말했다." "밟아도 좋다. 네 발은 지금 아플 것이다. 오늘까지 내 얼굴을 밟았던 인간들과 똑같이 아플 것이다. 하지만 그 발의 아픔만으로 이제는 충분하다. 나는 너희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겠다. 그것 때문에 내가 존재하니까." "주여, 당신이 언제나 침묵하고 계시는 것을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침묵하고 있었던 게 아니다. 함께 고통을 나누고 있었을 뿐." "그러나 당신은 유다에게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라. 가서 네가 할 일을 이루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유다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지금 너에게 성화를 밟아도 좋다고 말한 것처럼 유다에게도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이루라고 말했던 것이다. 네 발이 아픈 것처럼 유다의 마음도 아팠을 테니까." 이것이 우리들의 일상적인 배반의 짐을 짊어지시고 골고다에 오르신 우리 주님의 마음입니다. 이 마음을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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