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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누가복음 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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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조회 9,325 2003.03.31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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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누가복음 9:23)
[성만찬 명상문]
“네가 예수를 믿는 행위는 천륜을 거스르는 것이야. 어찌 인간으로 태어나 제사를 모시지 않는다는 것이냐? 당장 성경과 예수의 초상을 버리고 조상들의 공덕을 기르거라.” 연암 박지원이 지방장관시절 끌려온 천주교인들에게 호되게 질책했던 내용입니다.
천주교에 관용을 베풀던 정조대왕이 죽고 그 뒤를 이어 나이어린 순조가 왕위에 즉위하자 벽파(사도세자를 무고한 당파)였던 김 대왕대비는 1800년 11월 이후부터 정적인 정약용을 비롯한 남인 시파(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음을 동정했던 당파. 천주교를 믿는 사람이 많았음)를 제거할 목적으로 교회를 탄압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당시 연암 박지원(1737~1805)은 벽파에 속했던 실학자로서 정조 16년 안의 현감을 시작으로 1797년 면천군수, 순조 1년(1800) 양양 부사를 끝으로 줄곧 지방관을 역임하였습니다.
연암은 예수를 믿는 사교가 성행하여 물들지 아니한  마을이 없었다고 한탄하였으며, 곤장을 맞고 주리를 틀리면서도 성도들이 목석처럼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신음소리도 내지 않는 것을 보고 차남 박종채에게 “형벌로도 안되니 도대체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이냐?”고 한탄했다고 합니다. 연암은 어느 날 곤장을 맞고 파김치가 된 성도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너는 매가 아프지 않느냐? 예수를 믿으면 다 그리 되느냐?” 이에 성도가 대답하였습니다. “왜 아프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예수님께서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한다‘(눅 9:23) 하셨습니다. 죽기를 무릅쓰고 참는 것입니다.”
조선 천주교인들이 모진 매를 맞으면서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았던 것은 그들이 영생을 믿었고, 주님께서 우리 죄를 대신해서 묵묵히 인내하며 자기 십자가를 지셨고 골고다 언덕에서 못 박히셨기 때문입니다. 주의 만찬은 우리도 주님처럼 죽기로 인내하며 끝까지 믿음을 지키겠노라고 다짐하고 결의를 굳게 하며 감사드리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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