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일치06: 기도와 확신(약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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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일치06: 기도와 확신(약 1:6-15)
“오직 믿음으로 구하고 조금도 의심하지 말라.”
야고보 시대의 그리스인들은 신화에 익숙한 사람들이었다. 이 시대의 신화들은 주전 8세기경에 시인
호메로스가 쓴 <일리아드>나 <오디세이아>에서 비롯되었고, 주전 1세기경에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쓴
<아이네이스>에 의해서 보강되었다. 신화는 시인들이 지어낸 허구에 근거한 이야기이지만, 오늘날보다는 훨씬 강도가 센 여러 시련과 역경
속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용기와 믿음과 위로와 재미를 주기 위한 이야기들이다. 신화에 영웅들이 많이 등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인들이
악을 심판하고 제거하는 슈퍼맨, 스파이더맨, 원더우먼, <다이 하드> 시리즈 등에 등장하는 영웅들에 열광하는 것도 다 같은
이유에서이다.
그리스로마 신화에는 바다와 선원들의 이야기가 많다. 에게 해, 아드리아 해, 이오니아 해, 티레니아 해, 지중해 등을 끼고 살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바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영웅들이 이아손(야손), 오디세우스, 아이네아스 등이다.
출애굽기(주전 15세기)가 약속의 땅을 찾아 고난의 길을 떠난 히브리인들의 광야(사막)이야기라면, 이아손, 오디세우스, 아이네아스의 이야기는 금양모피를 찾거나 고향에 돌아가기 위해서 혹은 약속의 땅을 찾아서 거친 바다에 배를 띄운 이야기들이다. 히브리인들이 40년간 광야(사막)에서 겪었던 말할 수 없는 시련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희망했던 가나안땅을 끝내 차지하고 그곳에 나라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끝까지 야훼를 신뢰했기 때문이고, 야훼의 자비를 입어 “낮에는 구름 기둥, 밤에는 불기둥”의 인도를 받았기 때문이다. 구름기둥은 성령님의 예표였다. 반면에 이아손, 오디세우스, 아이네아스는 10년 혹은 7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을 거친 바다에서 겪었던 말할 수 없는 시련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얻고자 했던 것을 손에 넣거나 본향에 당도하거나 약속의 땅에 도달하여 새 나라를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끝까지 신들을 믿고 섬겼기 때문이고, 신들의 자비를 입어 용기와 지혜를 얻거나 인도를 받았기 때문이다. 아테나는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인 그리스 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 성령님의 예표였을 것이다.
“시험을 참는 자는 복이 있나니”
히브리인들이 떠돌이와 노예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를 탈출하여 약속의 땅을 찾아 고난의 길을 떠난 후 숫한 고난을 이기고
끝내는 그들이 얻고자한 약속의 땅을 믿음으로 쟁취하여 나라를 세울 수 있었던 것처럼, 그리스신화에서 헤라클레스는 헤라의 정원을 지키는
라돈(용)과 싸워 이긴 후 황금사과를 손에 넣었고, 이아손도 금양모피를 지키는 용을 무찌른 후 금양모피를 손에 넣었다.
<오디세이아>(주전 8세기)는 트로이전쟁을 마치고 고향 땅을 찾아 고난의 길을 떠난 오디세우스의 항해이야기이다. 오디세우스는 숫한 죽음의 위기를 넘기면서 전쟁터에서 10년과 고향으로 향하던 바다에서 10년을 보낸다. 이 영웅이 20년 만에 고향땅을 밟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여신 아테나의 자비를 입었기 때문이다. 아테나는 ‘멘토르’로 변신하여 오디세우스에게 나타나 그가 위기를 만날 때마다 응원하고 격려하였다.
<아이네이스>(주전 1세기)는 트로이패망 때 아이네아스가 신들의 계시를 따라 소수의 트로이인들을 이끌고 새로운 트로이건설을 위해서 미지의 땅을 찾아 험난한 길을 떠난 트로이인들의 항해이야기 또는 로마건국이야기이다. 그들은 조국 트로이가 멸망한 이후 7년이란 시간을 험난한 바다와 싸워야했지만, 결국 그들은 자신들이 신뢰한 아프로디테와 같은 수호신들의 자비를 입어 새 땅에 정착하여 로마를 건국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영웅들은 “오직 믿음으로 구하고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고 “시험을 참는 자”가 되어 복을 받았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스토아철학의 영향으로 자신의 몫으로 태인 숙명의 십자가를 받아드린 동시에 그 숙명을 수호신들에 의지하여 잘 감당하려고 했다. 그리스도교를 받아드린 후에는 지혜와 용기와 전쟁의 여신인 아테나가 성령님의 예표였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스 로마의 신들은 선신과 악신의 구별이 따로 없다. 신들은 어떤 사람에게는 자비를 베풀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응보를 내렸다. 자비를 베풀 것인지, 응보를 내린 것인지는 인간들이 신들에게 어떻게 비쳐지느냐에 달렸다. 여신 헤라는 헤라클레스를 끔찍이 미워하여 괴롭힌 악신이었지만, 금양모피(황금양의 털가죽)를 찾아 거친 바다에 배를 띄운 이아손에게는 아프로디테와 그의 아들 에로스를 통해서 메데이아가 이아손을 보고 사랑에 빠지게 만들고 이아손이 시련을 돌파할 수 있도록 마법의 힘을 써 돕게 만든 선신이었다.
“약속하신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라 ”
또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아이네아스를 몹시 괴롭혔지만, 아프로디테는 아이네아스를 아들을
대하듯이 그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 돕거나 응원하였다. 그러나 3만 명이 넘는 다신을 믿다가 삼위일체 유일신을 강조한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인 그리스 로마인들의 입장에서는 헤라클레스와 이아손이 싸웠던 라돈 혹은 용을 악신의 예표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용은 사탄(마귀)의
상징적 동물이자 사탄(마귀)의 예표였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작고한 이윤기의 작품, <그리스 로마 신화: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이 2010년 10월 15일 유고(遺稿) 작으로 출판되어 서점에 나왔다. 이 책의 내용은 영웅 ‘이아손’(제이슨)이 콜키스 땅에 있는 금양모피(황금양의 가죽)를 찾는 과정에서 겪는 모험담이다. 콜키스는 일찍이 그리스인으로서는 누구도 가본 적이 없고, 어디에 붙었는지도 모르는 미지의 땅이었다. 그런데도 이아손은 이곳 미지의 땅으로 가기위해서 아르고 원정대(아르고나우타이)를 꾸려서 험한 바다에 배를 띄웠다.
이아손은 싸늘한 역풍과 물보라로 휘감아 배들을 산산조각을 낸다는 악명 높은 보스포루스 해협의 충돌하는 바위섬들을 무사히 통과했고, 흑해를 지나 금양모피가 있다는 콜키스 땅을 밟았다. 이 과정에서 이아손은 온갖 시련을 참아냈다. 무엇보다도 금양모피가 걸린 나무를 지키는 거대한 용과 싸워 이겨야했다. 심지어 이아손은 헤라클레스가 용(라돈)의 아가리 속으로 뛰어들었듯이, 이 용의 아가리 속으로 뛰어들어야했다. 이것은 이아손이 이전에 겪었던 그 어떤 시련보다 더 강한 것이었다. 이점에 있어서는 황금사과를 손에 넣어야했던 헤라클레스가 맞닥뜨렸던 난관과 다를 것이 없었다. 헤라클레스는 자기를 그토록 증오하고 괴롭히는 헤라의 동산 헤스페리데스에 있는 황금사과를 손에 넣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먼저 동산을 지키는 라돈(용)과 싸워서 이겨야했다.
목표가 있는 그리스도인에게는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 있고, 건너야할 강과 바다가 있으며, 싸워서 이겨야할 용(사탄)이 있다. 용과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용의 아가리 속으로 용의 뱃속으로 뛰어 들어야 한다. 헤라클레스와 이아손이 용의 아가리 속으로 용의 뱃속으로 들어가 싸웠다는 것은 그리스인들에게는 아마도 혈혈단신으로 적진 깊숙이까지 쳐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했을 것이다. 시련은 금양모피와 황금사과로 상징된 영생과 구원을 이루는 과정에 불과하지, 결코 결과물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의 결과는 최후승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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