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33: 하나님의 동행거부와 모세의 간구(출 3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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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하나님의 동행거부와 모세의 간구(출 33:1-23)
하나님을 배신하고 우상을 숭배한 이스라엘 민족에게 찾아온 대가는 동족이 동족을 쳐서 죽이는 비극(32:25-35)이었고, 급기야는 이스라엘 민족과 줄곧 함께하셨던 하나님께서 그들과의 동행을 거부하는 최악의 사태까지 낳게 되었다. 부인의 외도에 대해서 남편이 이혼절차를 밟기 위해 별거에 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목이 곧은 백성’이라고 하셨다. 이 말은 목을 뻣뻣하게 치켜들고 있는 백성이란 뜻이다. 하나님의 뜻에 전혀 순종하거나 굽힐 줄 모르는 완고한 고집과 패역한 거만을 지칭한 말이다. 하나님이 그런 교만한 자들과 함께 하실 경우 필경은 그들에게 무서운 재앙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사랑의 하나님께서 그들과의 결별을 선언하셨던 것이다.
하나님은 일찍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같은 족장들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기업으로 주시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하셨다. 하나님은 약속대로 그 땅을 그들의 후손에게 주기는 하겠지만, 그들과 함께 가지는 않겠다고 선언하셨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재앙인가를 아는 사람은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많지 않았다. 모세와 여호수아와 같은 소수의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 말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깨닫지를 못했다. 이 사실, 곧 ‘하나님의 동행하심’과 ‘동행하지 않으심’이 그들의 삶에 있어서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 것을 모른 채 사는 것이 얼마나 큰 불행인가를 깨닫지를 못했다. 이스라엘 민족의 불행이 바로 이 무지에 있었다.
이스라엘 민족이 ‘목이 곧은 백성’이란 말의 뜻 속에는 이런 무지가 포함되어 있다. 무지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동행하심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고, 동행하심을 의심했고, 감사할 줄 몰랐고, 섬길 줄 몰랐다. 하나님의 동행하심이 없는 이스라엘 민족이란 것이 얼마나 초라하고 나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존재인가를 모른 채, 마치 자기들이 잘나서 이집트를 탈출한 줄로 착각하고, 마치 자기들이 힘이 있어서 이집트의 군대를 물리친 줄로 오해하고, 마치 자기들이 능력이 있어서 가나안 땅의 거류민들을 몰아낼 줄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하나님과 모세를 의심했으며, 감사치도 않았고, 오만했으며, 우상, 곧 죽은 신들을 만들어 섬겼다. 인간은 참으로 무지해서 자기 손으로 만든 신을 섬긴다. 그 신들은 그들에게 교만을 부추기고, 그들의 능력을 자랑하게 만들어서 살아계신 하나님의 징계를 받게 만드는 부메랑들이다.
그러나 모세와 여호수아는 심각하게 깨닫고 있었다. 그래서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회막, 곧 성막건축이 이뤄지기 전에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 설치한 장막을 떠나지 않았고, 모세는 간곡하게 하나님께 매달렸다. “보시옵소서.”로 시작된 모세의 기도는 앞서 약속하신 하나님의 동행에 대해서(1,2절) 강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동행약속에 근거해서 하나님께서 직접 자기 백성들과 동행해 주실 것을 요구한다(15,16절).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은 모세의 간구를 들어 응답하신다. 14절에서 “내가 친히 가리라. 내가 너를 쉬게 하리라.”고 약속하신다.
모세와
같이 자신의 부족함을 뼈저리게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존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자신의 무능함을 뼈 속 깊이까지 깨닫지 못한
사람은 하나님의 동행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님의 동행하심과 축복주심을 받고서도 눈이 어두워서 보지 못하고, 귀가
막혀서 듣지 못하고, 감각이 둔해서 느끼지 못하고, 머리가 둔해서 깨닫지를 못한다. 그래서 두 가지 가운데서 하나를 일상에서 밥 먹듯이 한다.
한 가지는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될 때에 하는 ‘자기 자랑’이다. ‘내가 잘나서,’ ‘내가 능력이 많아서,’ ‘내가 똑똑해서,’ 이렇게 저렇게
잘하고 있다고 뽐내고 자랑하고 남을 무시하고 남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백성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일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에 하는 ‘원망과 불평’이다. ‘누가 무능해서,’ ‘누가 무식해서,’ ‘누구 때문에’라고 모든 일의 책임을 남에게 전가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들에 비해서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부터 철저하게 하나님의 능력과 하나님의 지혜와 하나님의
동행하심이 아니면 아무 데도 가지 않겠노라고,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자기는 무능한 존재라고 말하면서 기어이 하나님의 동행하심을
끌어내고 도우미로 아론을 붙이시도록 끈질기게 매달린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모세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동행거부선언은 마른하늘에 날벼락과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모세는 하나님께 매달렸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원망하지도 불평하지도 책임을 전가하지도 않았다. 다만 하나님의 자비와 용서와
동행을 간구했다. 이런 자세가 하나님을 믿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출애굽기 33장을 통해서 배웠으면 한다.
모세와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동행하심과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를 의존하는 것이 가장 필수적인 것임을 깨닫고 진 밖에 하나님을 만나기 위한 장막을 쳤다. 모세는 이곳에서 하나님께 기도하였고, 하나님은 이곳에서 모세를 친구처럼 만나주셨으며, 여호수아도 장막을 떠나지 않고 기도했다. 이들 하나님의 사람들의 겸손함과 불굴의 기도는 하나님께서 이미 정한 마음까지 바꾸게 하였고, 분노를 삭이게까지 하였다.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강하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그들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하나님은 회복을 선언하셨고 동행을 약속하셨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우리의 겸손한 기도를 들으시고 회복하시며, 회개의 기도를 들으시고 용서하시는 사랑의 하나님이신 것을 알 수 있다.
모세는
하나님의 동행만을 간구한 것이 아니라 더욱 겸손하게 하나님의 뜻을 알려달라고 간구하였다. 13절에서 모세는 “내가 참으로 주의 목전에 은총을
입었사오면 원하건대 주의 길을 내게 보이사 내게 주를 알리시고 나로 주의 목전에 은총을 입게 하시며 이 족속을 주의 백성으로 여기소서.”라고
기도하였다. 이 기도에 하나님은 17절에서 응답하시기를, “네가 말하는 이 일도 내가 하리니, 너는 내 목전에 은총을 입었고 내가 이름으로도
너를 앎이니라.”고 하셨다. 하나님의 동행하심을 간구하고, 하나님의 뜻을 간구하는 겸손의 기도를 하나님은 응답하시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신의
능력과 지혜를 의지하지 아니하고, 오로지 하나님의 능력과 하나님의 지혜를 의지하고자 하는 자세와 하나님의 뜻을 깨달아 알고,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그 길을 순종하며 따라가기를 원하는 겸손함이 모세로 하여금 이스라엘 백성을 구한 것이다. 하나님의 길은 비록 고난의 길이지만, 생명의 길이요,
영광의 길이요, 승리의 길인 것을 알았기에 모세는 하나님의 길을 간구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세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 달라고 간구하였다. 이제까지의 기도는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것이었지만, 이 기도는 자기 자신을 위한 기도였다. 18절에서 모세는 “원하건대 주의 영광을 내게 보이소서.”라고 기도하였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자비롭게도 “내가 내 모든 선한 것을 네 앞으로 지나가게 하고 여호와의 이름을 네 앞에 선포하리라. 나는 은혜 베풀 자에게 은혜를 베풀고 긍휼히 여길 자에게 긍휼을 베푸느니라.”고 말씀하시면서 그러나 얼굴은 보지 못하고 등만 보게 될 것이라고 하셨다.
신학적으로 보면, 하나님에게 무슨 얼굴이 있거나 등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아니고 영이시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으로서는 하나님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알 길이 없다.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사랑하는 주의 자녀들에게 일할 용기와 힘을 실어주고, 격려하기 위해서 다양한 계시의 형태로 당신의 모습을 나타내 보여주신다. 모세가 하나님의 등을 본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도 모세처럼 하나님의 동행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인식할 때, 주의 길을 간절하게 알고자 할 때, 하나님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고, 하나님의 영광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쉬지 말고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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