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13: 무교절과 처음 난 것의 구별(출 13:1-22)
본문
13. 무교절과 처음 난 것의 구별(출 13:1-22)
유대인들에게도 꽤 많은 절기와 명절들이 있다. 그런데 다른 민족들과 다르게 대부분의 절기와 명절들이 여호와 하나님과 관련되어 있고, 유대민족의 뿌리, 이동, 사상, 자녀교육과도 관련되어 있다. 그 대표적인 절기가 본문에 등장하는 무교절이다. 무교절은 춘분이 지난 보름 곧 니산월 15일부터 시작해서 8일간 지키는 축제이다. 본문에는 아빕월로 되어 있는데 니산월하고 같은 달이다. ‘니산’은 바벨론에서 사용하던 월 명칭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주전 1446년에 하나님께서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히브리 민족을 모세를 통해서 구출하여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여 내셨다. 이때의 일을 기억하고 지켜야할 몇 가지 내용을 지시하고 있는 것이 본문의 내용이다.
첫째, 맏물 가운데 수컷을 거룩히 구별하여 하나님께 바치라는 것이다(14-15절). 유대인들이 지키는 축일들은 민족교육기간이자, 노예와 떠돌이의 삶에서 건져주신 하나님께 바치는 감사제이며, 현재 겪고 있는 노예와 떠돌이의 상태에서 건져주실 것을 희망하는 기원제이다.
이런 맥락에서 처음 난 것을 거룩하게 구별하는 이유 첫 번째는 자녀들에게 야훼신앙을 교육하기 위한 것이다. 유대인들이 갖는 놀라운 능력은 이 교육에서 비롯된다. 14절에 “후일에 네 아들이 네게 묻기를 이것이 어찌 됨이냐 하거든, 너는 그에게 이르기를”이란 지시가 나오는데 이는 유대인 특유의 문답식 자녀교육을 반영한 말씀이다. 유대인들이 지키는 축일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 문답교육이다. 유대인 아버지들은 축일 때마다 문답교육을 통해서 자녀들에게 민족의 신앙과 뿌리와 이동과 사상과 사명을 교육한다. 구약성서가 유대인들이 축일들을 지킬 때마다 자녀교육에 심혈을 쏟도록 지시한 이유는 그 같은 말씀들이 기록된 때에 민족이 위기에 처해 있었고, 민족이 살아남는 길이 야훼신앙과 민족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데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야훼신앙이 아브라함이후 지금까지 3천 8여년이 넘는 깊은 뿌리를 갖고 있는 이유, 유대인들이 3천여 년 겪어왔던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고 노예와 떠돌이의 삶에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은 이유가 바로 이 문답식 자녀교육에 있다.
처음 난 것을 거룩하게 구별하는 이유 두 번째는 하나님이 자기 민족에게 행하신 대 역사를 기억하고 감사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가 마땅히 죽었어야할 그때에 목숨을 살려주셨으므로 그 목숨 값으로 태에서 처음 난 수컷을 하나님께 바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운송수단과 이동수단에 쓰이는 나귀새끼 수컷 맏물의 경우는 어린양으로 속전하고, 장자라 해서 죽일 수 없으므로 은전 세겔 다섯 냥(노동자 20일 품삯)으로 속전하게 하였다. 오늘날에는 은전 달러 다섯 냥(5달러)을 제사장이나 절차에 익숙한 경건한 자에게 주고 간략한 의식을 행한다. 유대인들은 장자대속을 ‘피됸 하벤’(pidyon ha-ben)이라 부르는데 이 대속의식을 출생한지 31일이 되는 날에 행한다. 만일 이 날이 안식일이면 다음날에 행한다.
처음 난
것을 거룩하게 구별하는 이유 세
번째
는 하나님이
자기 민족에게 행하셨던 대 역사를 자기 시대에도 재현시켜 주시기를 희망하고 기원하기 위한 것이다.
축일들을
지키는 진짜 이유가 어쩌면 하나님께서 당면한 위기에서 거듭 건져주실 것을 희망하는 기원에 있는지 모른다.
이처럼 유대인들이 지키는 축일들은 민족교육기간이자, 노예와 떠돌이의 삶에서 건져주신 하나님께 바치는 감사제이며, 당면한 위기에서 벗어나기를 희망하는 기원제이다. 게다가 유대인들은 연중 많은 축일행사를 통해서 아버지와 아들의 연대, 가족 간의 연대, 더 나아가 유대민족이 하나가 되는 은총을 입는다.
둘째, 16절 말씀에 있듯이, “네 손의 기호와 네 미간의 표가 되리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 손의 권능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손의 기호’와 ‘미간의 표’는 ‘쉐마’라 불리는 신명기 말씀을 담은 작은 말씀상자를 만들고 긴 가죽 끈을 매달아 그것을 팔과 이마에 붙들어 매는 ‘트필린’을 말한다. 처음 난 것을 거룩히 구별하는 행동이 자녀들에게 민족의 신앙과 뿌리와 이동과 사상과 사명을 자자손손 대대로 이어가는 효과를 발휘하는 특징이 있다면, ‘트필린’을 팔과 이마에 붙들어 매는 행동은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사모하게 하며 삶 속에 개입하시고 관여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잊지 않게 하려는 특징이 있다.
셋째, 3절 말씀에 있듯이, “너희는 애굽 곧 종 되었던 집에서 나온 그 날을 기념하여 유교병을 먹지 말라”는 것이다. 유교병을 먹지 말라는 것은 노예생활을 했던 때의 비참한 일들을 기억하면서 쓴 나물과 누룩 없는 빵을 일주일간 먹으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할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 손의 권능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여 내셨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일체의 누룩을 집안에 둬서도 안 되고 보이게 해서도 안 된다. 이것 역시 자녀교육의 측면에서 행해지고 있음을 본다.
무교절을 지키는 이유도 처음 난 것을 거룩히 구별해야할 이유와 동일하다. 8-10절에서 “너는 그 날에 네 아들에게 보여 이르기를 이 예식은 내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여호와께서 나를 위하여 행하신 일로 말미암음이라 하고, 이것으로 네 손의 기호와 네 미간의 표를 삼고 여호와의 율법이 네 입에 있게 하라. 이는 여호와께서 강하신 손으로 너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음이니, 해마다 절기가 되면 이 규례를 지킬지니라.”고 말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이 하나님의 은혜의 축복들을 기억하고,
감사예물을
바치고,
예배드리고,
자녀들을
신앙으로 가르쳐야할 이유가 버트란트 러셀의 말처럼 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거나 그렇게 해서 복을 받고자하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이미
하나님께서 여차여차히 복을 주신 일들에 대해서 그 일들을 기억하고 감사하고 예배하고 자녀들을 교육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이끌어내어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셨을 뿐 아니라,
광야
40년 동안
“여호와께서
그들 앞에서 가시며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그들의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기둥을 그들에게 비추사 낮이나 밤이나 진행하게
하시니,
낮에는
구름 기둥,
밤에는
불기둥이 백성 앞에서 떠나지 아니하니라.”고
21-22절에서
말씀하고 있다.
여기서 불기둥과 구름기둥은 하나님의 현현, 곧 하나님의 계시를 말하는 것인데 하나님은 어떤 경우에도 인간에게 참모습으로 나타나실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의 임재 또는 존재를 나타내는 불기둥과 구름기둥처럼 변장한 모습으로 나타나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인도하신 것은 하나님이 친히 앞장서서 이스라엘 민족과 함께 행동하셨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오늘날에도 여러 형태의 모양으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우리가 하나님을 의식할 때든, 하나님을 의식하지 못할 때든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신다. 우리가 시련을 겪을 때든, 형통할 때든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신다. 우리가 슬플 때든, 기쁠 때든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좌절하고 낙심할 때에도, 하나님은 우리가 승승장구하여 은근히 자랑하고 싶어질 그 때에도 우리와 함께 하시고 우리를 인도하신다. 그런 사실을 의식하고 느끼는 사람, 그런 사실을 깨닫고 아는 사람이 은혜를 받은 사람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나중에 간증처럼 고백한 ‘이집트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하나님,’ ‘독수리 날개로 업어 홍해를 건너게 하신 하나님,’ ‘홍해를 육지처럼 지나가게 하신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잊어버리고 불신으로 원망하고 후회하며 통곡하던 바로 그 때의 일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록 우리가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잊어버리고 불신으로 원망하고 후회하며 통곡하는 바로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 곁에 계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지나놓고 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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