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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09-10 15:07
역사는 하나님의 시험 무대[빌립보서 2장 12-14절]
 글쓴이 : 조동호
조회 : 3,452  
역사는 하나님의 시대경륜의 장이요, 시험무대이다. 역사는 하나님에 의해서 시험(test)되어진 시대(dispensation)의 연속이다. 인간이 이 시험에 합격하면 큰 뜻을 이루게 되고, 이 시험에 불합격하면 고난을 겪게 된다. 따라서 개인이든지 민족이든지 역사에 담긴 정신이나 의미를 읽고 풀어내어 가고 서는 문제를 결정짓는 개인이나 민족이 위대하게 된다.
역사는 신호등과 같은 것이다. 운전자가 파랑불에 가고, 빨강불에 서고, 노랑불에 정지를 준비하듯이, 안전한가, 위험한가, 가야하는가, 멈추어야 하는가를 잘 결정해야지 사고를 당하는 않는 것처럼, 역사의 신호등을 잘 보고 그 속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풀어낼 줄 알아야 역사의식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에는 이런 역사의식을 갖춘 사람들이 매 시대마다 나타났는데, 그들이 바로 예언자들이다. 이들 예언자들의 활동은 이스라엘의 국운이 쇠하기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국운이 쇠하기 이전에는 주로 이스라엘 민족이 당하는 고난이 이스라엘 민족의 범죄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하고 회개할 것을 재촉하였고, 국운이 쇠한 이후에는 주로 좌절감과 패배의식에 사로잡힌 민족에게 재기와 재건의 이상과 꿈을 심어주었다. 사사기, 사무엘상하, 열왕기상하를 기록한 신명기 사가는 주로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유지했을 때에 흥하였고, 하나님을 배반하고 바알신이나 우상을 숭배했을 때에 쇠하였다고 가르쳤고,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다니엘과 같은 예언자들은 나라를 빼앗긴 절망한 민중에게 메시아 사상에 기초해서 꿈과 이상을 품도록 가르쳤다.
고구려가 광개토왕과 장수왕 때의 영토를 지켜내지 못하고 국운이 쇠한 것처럼, 이스라엘도 다윗과 솔로몬 때의 영토를 지켜내지 못하고 분열됨으로써 잇따라 등장한 강력한 제국들 앞에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북왕국이 앗수리아 제국에 망해버렸고, 남왕국도 바벨론 제국, 페르시아 제국, 헬라제국, 로마제국에게 차례로 주권을 빼앗긴 채 740년간 지배를 받았고, 주후 135년 이후로 1948년까지 1,813년 동안 이스라엘이란 나라가 지구상에서 사라져버렸고, 그 기간에 1,200백만 명이 학살당하는 험악한 세월을 보내면서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아니하고, 손에서 총을 놓지 못하는 생존의 위협 속에서도 요단강의 기적을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에게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꿈이 바로 야훼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던 모든 땅을 차지하며, 다윗이 세웠던 왕국을 기필코 재건하여 세계를 지배하는 메시아 왕국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꿈이 없는 민족이나 개인은 망하고 만다. 그러나 꿈이 있는 민족과 개인은 민들레와 같이 짓밟혀도 죽지 아니하고 무궁화처럼 꺾여도 부러지지 않는다.
우리 나라에도 5천년 역사 가운데 역사의식을 갖춘 사람들이 매 시대마다 없지 않았지만 그 역할이나 끼친 영향이 매우 미미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이 잘려버린 그루터기에서 새싹이 돋아 큰 나무로 자라며, 죽음의 골짜기에 쌓인 해골들이 생기를 받아 되살아나며, 유배생활을 끝내고 본국에 돌아가는 꿈을 꾸거나 환상을 보는 자들이었는데 비해서 우리 민족의 선각자들은 이 점에 있어서 매우 부족했으며, 설상가상으로 불교와 유교는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을 함으로써 국가를 파탄지경에 빠뜨리곤 했다. 함석헌 선생은 불교나 유교가 공헌한바가 없지 아니하나 "절은 음사의 소굴이 되고, 나라의 힘이 빠지는 곳이 되어 버렸다."고 했고, "유교는 도리어 나라의 발전을 질식시키는 가시덤불이 되고, 민족의 생명을 좀먹는 모진 벌레가 되고, 사람의 정신을 마비시켜 자기를 팔고 종살이하게 하는 독한 약이 되고 말았다."고 하였다. 따라서 "유교도 불교도 다 씨알의 종교는 될 수 없었다. 그것은 완전히 씨알을 떠나 특권층의 것이 되어버렸고, 그 특권층과 함께 썩었으므로 도저히 씨알의 가슴을 흔들 힘이 없었다."고 했다. 
한국은 아시아 대륙과 일본열도 사이에 끼여 있어서 지나다니는 길목이 되는 중간적 위치에 놓여 있어 문물과 문화의 수입이 빠른 좋은 점이 있는 반면, 남의 나라의 공격을 받아 억눌리고 짓밟히는 처지에 놓이는 나쁜 점도 있다. 그러나 서쪽으로 중국, 북쪽으로 만주, 동쪽으로 일본에 쌓여 있는 한국은 잘만했으면 이들 주변국들을 호령하는 중심 나라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이들 주변국가들에 의해서 짓밟히는 수난의 민족이 되고 말았다. 이는 마치 한 처녀가 꽃바구니를 손에 들고 큰길가에 앉아 신랑 되실 왕이 오기를 고대하다가 꽃은 행인들에게 다 빼앗기고 분수를 모른 채 왕후를 꿈꾼다고 비웃음을 당하며 쓸데없는 기대에 애간장을 태우다 지쳐버린 것과 같다(타고르의 기탄잘리).
아브라함이 갈데아 우르를 떠났듯이 동명성왕이라 불리는 주몽이 졸본을 떠나 고구려를 세웠으며, 중국 낙랑군의 400년 통치에 종지부를 찍고 만주를 휘어잡는 높은 기상을 날렸으나, 삼국시대이후 점차 기상이 죽고 계획이 없고, 이상이 크지 못해 큰 뜻을 펼치지 못하고, 넓은 벌 만주를 넘겨주고 국토의 8할이 산인 반도에 갇혀 뻗어나가지 못하고 외세에 짓밟히고 빼앗기고 쪼개진 채 모진 수난을 겪었으며, 중국숭배와 사대주의가 팽배하여 큰 뜻을 품어 밖으로 뻗어 나가볼 생각을 못했고, 오히려 기상이 높고 뜻이 큰 공신들을 토벌하여 국가를 약화시켜 위태롭게 했던 일이 역사 속에 비일비재했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민족이 넓은 벌 만주를 차지하고 위세를 떨칠 수 있는 기회들을 자주 열어주셨지만, 우리 민족은 그 때마다 하나님의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고 실패를 거듭했던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 민족에게 꿈과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는 잇따라 일어난 앗수리아 제국, 바벨론 제국, 페르시아 제국, 헬라 제국, 로마제국과 같은 강력한 힘앞에 쓰러진 이스라엘과는 달리 만주로 뻗어나갈 의지만 있었다면 충분히 침략자들을 막을 수 있었던 여건을 갖춘 나라였다. 그러나 그렇게 해보려는 꿈도 의지도 없었고, 오히려 그와 같은 기상과 의지를 품었던 사람들을 처단하는 어리석음을 보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6-70년대에 우리 민족이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잘살아 보자'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국 근대화 사업,' '민족 중흥,' '국민 총화'라는 일치된 꿈이 있었고, '새마을 운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때에도 불법 군사 독재라든지 유신과 같은 가시가 있었고, 독약이 없지 않았지만, 그 때 우리에게는 이순신이 있었고,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는 교육헌장이 있었고, 대의를 위해서 이 한 목숨 바칠 수 있다는 희생정신이 있었다. 그런데 80년대 불법 군사 쿠데타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는 민중에게 꿈과 이상을 심어주지 못했고 에서처럼 정신보다는 물질에 가치를 두었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 기업은 물론 대통령까지도 땅장사 돈장사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동원함으로써 오늘의 총체적 부실을 야기했고, 한국호는 침몰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사는 길은 꿈을 갖는 것이다. 이상을 품는 것이다. 높은 기상을 갖는 것이다. 바른 신앙인이 되는 것이다. 도덕과 윤리를 되살리는 것이다.
금년(1997년)이 6.25발발 47주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는 지금 꿈과 이상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박현이란 사람은 {한반도가 작아지게 된 역사적 사건 21가지}란 책을 시중에 내놨다. 이 책도 한반도가 작아지게 된 가장 큰 이유를 기상이 죽고, 준비가 없고, 꿈과 이상이 없고, 중국을 크게 보는 사대주의 사상에 두고 있다. 한반도가 두 쪽으로 갈라진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높은 이상을 품고 갈라진 조국을 하나로 통일시키겠다는 생각은커녕 남침에 대비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한 비극이었다.
함석헌 선생은 6.25의 발생은 역사가 주는 교훈을 소홀히 취급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6.25는 임진왜란 때와 마찬가지로 예상치 못한 가운데서 발생했고, 북침하겠다는 기상이나 의지는 고사하고, 북의 남침에 대비할 기력조차 갖지 못했다. 반만년의 역사 속에서 그렇게 많이 혼나고서도 여전히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역사는 하나님의 시험무대이다. 그래서 함석헌 선생은 "38선은 하나님이 우리 민족을 시험하려고 낸 시험문제다"라고 말했다. 하나님께서 8.15해방 직후에 38선이란 남북 분단의 아픔을 주신 것은 자유와 통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고 스스로 그 선을 넘어 보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학대를 받고 천대를 받았으면 자유가 얼마나 귀한 줄을 알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일제 36년 동안 자유가 귀하다는 것을 배웠으면 통일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를 알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뭉치지 못한데서 고난이 온 것이요, 고난은 뭉치라고 가르친 교훈인데, 그것을 깨닫고 제대로 시행하는지 알아보자는 것이 38선이었다는 것이다. 38선은 물과 같은 것이라 잘릴 수 없는 것인데, 남과 북이 꽁꽁 얼어붙어 있으니까 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년(1997년) 12월 18일에 제 15대 대통령 선거가 있다. 금년에 뽑히는 대통령은 통일시대의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금년에 뽑혀야할 대통령은 남과 북의 얼어붙은 것을 녹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대통령은 다시 한번 해 낼 수 있다는 꿈과 이상을 심어주고 민족을 단결시킬 수 있는 이념을 심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일찍이 우리 민족은 꿈이 없고 이상이 없고 기상이 죽어 하나님이 주신 기회들을 놓치고 큰 일을 해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 조국 근대화 사업을 일으켜 보자, 새마을 운동을 통해서 민족 중흥을 일으켜 보자" 했던 것이 성공을 거두어 조금 잘 살게 되었다. 그러자, 부패한 정권들이 들어서서 평화댐이니 택지 개발이니 율곡사업이니 고속전철사업이니 하면서 땅장사 돈장사에 매달리는 동안 국민은 꿈과 이상을 잃어 버렸고, 사치와 낭비와 허세가 민족의 구심점이 되는 이념을 대신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기술개발이나 재투자에 힘쓰지 아니하고,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정치인들에게 떡값 주고 유통업이다 땅투기다 하면서 혼이 빠져있다가 개방이다 UR이다 하니까 하나 둘씩 쓰러지기 시작하는데 삼풍백화점 붕괴되듯 하고, 성수대교 무너지듯 하고, 구포 열차 전복되듯 하고, 아시아나 비행기 추락하듯 하고, 서해훼리호 침몰하듯 하고, 대구 가스 폭발하듯 하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대통령은 대통령 병에 걸린 그런 사람이 아니라, "우리는 해낼 수 있다. 다시 한번 허리끈을 조여보자, 패배감과 좌절감을 딛고 일어서 보자"는 꿈과 이상을 심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국민에게 혼을 불어넣고 얼을 심어 주고 기를 넣어 줄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이 아니고서는 통일시대를 바라보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배고파 죽으나 싸우다 죽으나 매한가지다. 그러니 한판 붙자."고 덤비는 북한으로부터 제 2의 6.25를 막아낼 수 있는 역사의식을 가진 대통령, 역사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운 미래지향적인 대통령이 필요하다.
역사는 하나님의 시험무대이다. 이 시험을 통과하는 자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 빌립보서 2장 13절의 말씀은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로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신다."고 하였다. 꿈을 가진 자만이 하나님의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